영화 전체 줄거리 및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한물 간 단장 '빌리 빈'
미국 메이저리그의 만년 꼴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팀의 에이스는 키웠다 하면 다른 구단으로 빼앗기고, 있는 선수들은 경기에 패배하고도 라커룸에서 노래를 틀고 춤을 추는 구제불능만 남아 있는 팀입니다.
오클랜드의 단장 '빌리 빈'은 한때 잘 가는 외야수 유망주였으나 결국 야구선수로는 빛을 발하지 못했고, 은퇴 후 프런트 일을 시작하여 끝내 오클랜드의 단장 자리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메이저리그 연봉 총액 최하위인 클럽답게 재정은 좋지 않은 상황. 어느 날, 빌리는 선수 트레이드 협상을 하러 클리블랜드에 갔지만, 통계 전문가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일하고 있는 예일대학교 경제학과 출신 '피터 브랜드'의 반대에 협상은 무산됩니다.
하지만 그 일로 피터는 빌리의 눈에 들어오게 되고, 피터가 마음에 든 빌리는 그를 오클랜드의 부단장으로 영입합니다. 그리고 빌리와 피터의 '머니볼' 운영 방식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빌리와 피터가 내세운 전략은 여태껏 다른 야구 구단들이 해오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인기, 외모, 나이 등을 고려해 '최고의 가치'를 지닌 선수들을 영입하던 기조를 포기하고, 오로지 '통계'에만 의존해 선수를 영입하고 선발하는 시도를 보입니다.
그리고 유리몸이라고 비판받는 선수, 나이가 많은 선수, 사생활 문제 많은 선수라는 이유로 다른 구단에서 러브콜을 받지 못하는 선수를 싼값으로 팀에 합류시키기 시작합니다. 팀에 필요 없다고 판단되는 선수는 과감히 처분합니다.
그 과정에서 보드진 일원들의 엄청난 반발도 있었지만, 빌리와 피터는 자신들의 운영 방식에 믿음과 신념을 가지고 나아갔으며, 결국 아메리칸 리그 사상 최초의 20연승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달성합니다.
그 20연승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선수는 '스캇 해티버그'로, 은퇴에 가까웠지만 빌리의 선택으로 영입된 선수였습니다. 빌리 빈 자신이 쌓아올린 '머니볼'이 보답되고 증명되는, 상징적인 순간입니다.
후에 빌리 빈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단장으로 와 달라는 러브콜과 함께 단장 역사상 최고 연봉을 오퍼 받지만, 거절하고 오클랜드에 남는 것을 택합니다. 그리고 "빌리는 지금도 시즌 마지막 게임 우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는 문장과 함께 영화는 끝납니다.
그냥 쇼를 즐겨요
이 영화는 정말 잘 만들어진 스포츠 영화입니다. 다만, 단순히 '스포츠 영화'로 분류하기에는 <머니볼>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의미가 너무 많습니다.
어떤 관객은 <머니볼>을 야구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선수로서 실패하고 단장이 되어 만년 꼴찌 팀과 함께 대기록을 세우는, 굉장히 정석적이면서도 클리셰적인 야구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한물갔다는 소리를 듣는 단장과 외면받은 선수들이 함께 모여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힘, 그리고 주변 환경에 굴하지 않고 본인의 믿음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가르쳐줍니다.
반면, <머니볼>은 통계와 경영론에 대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빌리 빈을 선하거나 나쁜 사람으로 묘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빌리 빈은 그저 팀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일 뿐입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메이저 리그 구단 중에서도 가장 재정 상황이 안 좋은 팀이고, 이 때문에 빌리는 '머니볼' 운영 방식을 꺼내듭니다.
이 영화는 빌리와 피터가 오로지 '데이터'에 기반해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자연스레 선수나 동료들을 해고하기도 합니다. '통계'를 통해 구단을 '경영'하는 빌리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선택과 집중에 대한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인생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머니볼>에서의 '야구'는 그대로 '인생'으로 치환하여 해석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흔들리지 않는 것, 선택과 집중, 그리고 포기 등 모든 것은 우리 인생에 불가피한 것이기도 합니다.
즉, 이 영화는 지극히 한정된 자원과 상황 속에 놓인 사람과 거기에서 가지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도 가르쳐줍니다.
영화의 마지막, 차 안에서 빌리는 딸이 건네준 CD를 틉니다. 그리고 딸이 부르는 노래에는 아래와 같은 가사가 있습니다.
"그냥 쇼를 즐겨요"
빌리는 그저 인생이라는 쇼를 즐기기로 합니다.
타인의 말과 시선에 관계없이, 자신이 믿는 대로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신념대로 오클랜드에 남기로 결정합니다.
빌리는 구단에 돈이 없어 '머니볼'을 창시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돈'에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아마도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역시 많은 것들을 잊고, 때론 흔들려가며 살아갑니다. 세상과 주변인들이 말하는 가치가 나의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우리에게 딸 케이시는 전해줍니다. 그저 쇼를 즐기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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